남한산성 1

김미라의 시 산책

남한산성 1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남한산성 1

 

 

          시 : 김미라

 

          낭독 : 임성수


 

땅은 울지 않았다

지게꾼의 거친 숨소리만큼

움푹움푹 골이 패였다

흐느끼는 소나무의

허리를 휘감으며

비바람이 지나갔다

젊은이들은

떨어진 솔방울을 주우며

흙을 털어냈다

 

불을 피우고 양식을 얻기 위해

세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생과 사는 늘 불편한 존재로

나무를 흔들며 사람들을 갈라놓지만

쓰러져도 견뎌내야 한다

새들의 눈물로 젖어버린

이 땅에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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