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리

김미라의 시 산책

아버지의 자리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아버지의 자리

 


 

가을바람이 차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탄천으로 향하는 길

 

개울가 풀숲을 따라

오늘도 어김없이

당도하는 곳

작은 쉼터

나무 의자에 앉는다

 

이곳이

아버지와 항상 쉬었다 간 자리였어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이른 봄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떠나가신 아버지

 

어머니와 난

젖은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어느 덧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을바람이 차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다시 걷는 탄천 길

 

그 길 위에

차곡차곡 쌓이는

그리움 하나

 

아버지의 자리

 


 

 김미라(시인) 기고

 


 

[이 게시물은 청원닷컴님에 의해 2020-11-25 15:54:30 문학/독서/비평/영화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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