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비밀일기] 공인중개사 시험에 관하여 (1)
공인중개사의 비밀이야기는 물론 공인중개사의 이야기다. 하지만 공인중개사가 되기 전, 그러니까 공인중개사가 아니었던 시기의 얘기로 먼저 시작을 해보려고 한다. 본격적으로 비밀이야기를 쓰기 전, 워밍업이라고나 할까.
4월이다. 어느 해인가 내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봐야겠다고 맘먹었던 바로 그 달이다. 탄천길을 걸으면서 매일처럼 역사팟캐를 듣더 나에게 우연히 공인중개사 강의가 하나 걸려들었고, 이것을 들었던 것이 계기였다. 팟캐를 듣느니 강의를 듣고 자격증을 따자, 쉽게 생각했다. 사실 쉬운 시험이 아닌 것은 뒤늦게 알았지만.
쉽게 생각했지만 공부에 원칙은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공부의 원칙을 소개해보고 싶다. 공인중개사 준비를 하려는 독자들에게 이런 공부방법도 있다는 것을 얘기해보고 싶다는 것.
언젠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
"선생님, 토익 점수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내 대답은 이랬다.
"매달 토익시험을 봐라."
매주 꾸준한 모의고사는 효율적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하는 한가지 방법이다.
재작년 한 해 동안 나는 12킬로그램의 감량을 했다. 어떤 것을 먹지 말아야겠다, 하루 몇 킬로 칼로리 이상을 먹지 말아야겠다, 이러한 과학적 방법 이전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이랬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몸무게를 재고 이것을 기록한다.(기록할 수 있는 훌륭한 앱이 있었다. 이름하여 aktiBMI)"
매달 토익시험을 보는 것과 매일 몸무게를 재는 것은 같은 원리이다.
매달 토익시험을 보게 되면, 뇌가 스스로 알게 된다. 내가 얼마만큼 점수가 부족하고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를. 게으름을 어느 정도까지만 피워야 할지. 아! 그리고 다음달 또 시험이 있으니까, 그래 이정도는 공부를 해야겠지? 모자란 점수에 맞춰 몸이 작동한다. 게다가 토익시험은 유료라서 더 좋다. 돈이 들면 몸이 더 잘 반응한다.
매일 몸무게를 재고 기록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한 달 이상 아무 생각없이 몸무게를 재고 기록하다 보면, 스스로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야간에 먹을 것을 조절하고, 낮에 어느 정도를 움직이고, 내 몸의 활동과 몸무게의 기록이 연동한다.
다시 공인중개사 시험 얘기로 돌아와서
"매주 1회씩 모의고사를 본다"
이것이 내가 세운 첫번째 원칙이었다.
생각보다 공인중개사 모의고사는 문제수도 많고, 난이도도 상당해서 매주 모의고사를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어쨋거나 일주일에 한 번 씩은 모의고사를 풀어봤다. 하루에 다 풀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월,화,수,목,금, 요일마다 한 과목씩 풀었고, 주중에 풀지 못한 과목은 주말에 풀었다.
누구는 모의고사를 보고 난 후 꼼꼼한 오답확인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사실 그러기에는 그 양이 적은 편이 아니다. 내 경우는 4월부터 팟캐대신 공인중개사 강의를 들으면서(화면은 보지 않고 음성만 들으면서 탄천을 걸었다) 바로 매주 모의고사를 봤다. 왜? 원칙이니까.
당연히 오답이 대부분이었고, 이것을 꼼꼼히 공부하기란 불가능했다. 전혀 개념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오답 모두를 꼼꼼히 오답확인을 하려 든다면, 일주일 꼬박 밤새워도 어려울 일이었다. 답지의 해설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중간중간 암기해야 할 것은, 곧 다시 잊는 다는 것을 전제로, 일차 암기를 해 두는 선에서 멈췄다.
모의고사 2, 3 주가 지나면서,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게 탄천에서 간단하게 듣기만 해서는 붙기 어려운 시험이라는 것, 이것을 안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고, 이제 공부를 이런 식으로 해야겠다고 감이 잡히기 시작한 것도 커다란 소득이었다. 어느 과목에서 집중적으로 점수를 벌어야 할지, 1차와 2차의 시험준비를 어떻게 안배해야 할지, 강의(무료인강이었다. 인강드림이라고. 인강드림 강사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어느 선까지 어떻게 들어야 할 지,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좀 나중에 안 일이지만, 모의고사 문제는 돌고 도는 경향이 있었다. 보통 대형학원이나 출판사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문제를 제공하는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몇 곳이 있었다. 이들 무료 모의고사만으로도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모의고사를 푸는데 지장이 없었다. 이들 모의고사 문제 중 상당수는 서로 겹치거나 유사한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모의고사 점수는 횟수를 거듭할 수록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유사한 문제가 겹친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일은 아니었다. 왜? 실제 시험 역시 유사한 문제가 상당히 많이 출제되었으므로. 그랬다. 공인중개사 문제는 모의고사든 실전이든 돌고 도는 경향이 있고, 유사한 문항의 반복이 많았다. 필수문항의 반복암기 효과가 상당했다. 그러니까 이거 풀면 풀수록 이득인 셈이다.
실전문제는 모의고사와 어느 정도 유사하거나 겹치는 것일까? 모의고사를 풀어가면서 나는 여기에 관심이 있었다. 내 눈치로는 이랬다. 공법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의 경우 60퍼센트 정도는 기출, 모의고사의 유사문제이거나 혹은 간단한 변형이다. 즉 모의고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준이면 과목별 60점은 무조건 가능하다는 것. 공법의 경우는 40퍼센트 정도로 봤다. 즉 과락을 면하는 수준. 그래서 공법이 어려운 과목인 것.
과목별 60퍼센트를 맞추고 나머지는 대략 공부한 지식을 최대한 동원해서 어찌어찌 해결해 나간다면, 그리고 공법의 경우도 40퍼센트를 맞추고 같은 방식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나머지 문제들은 연필을 굴려가며 한 두개라도 더 맞춘다면, 어쨋든 합격권에 들 수 있는 것이 공인중개사 시험이라는게 내 판단이었다.
이것이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내가 세우고 실천한 첫번째 원칙이었다.
"매주 모의고사를 보고, 그 점수를 기록하라."
어느 정도 실력이 되고 나서 모의고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의고사를 보면서 어느 정도까지의 실력으로 빨리 올리는 것,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시는 수험생들께 이런 공부방법도 있다는 것을 귀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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